첫 수능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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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만 딱 정리하자면 망했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고 느꼈다.
고등학교 때 모의고사를 본 적이 없었고, 영재고였어서 수능 커리큘럼대로 공부를 하지도 않아서 수능에 대한 지식이 하나도 없었다.
수과학만 주구장창 공부하는 학교였지만 학교생활을 개판으로 했어서 그마저도 못 했고,
결국 머리는 백지인 상태로, 학교 이름빨로 수시를 넣어서 겨우겨우 대학에 갔다.
그래서 학창시절에 최선을 다하지 않은 나와 입시결과에 계속 만족하지 못했고
1학년을 다니면서도 학업에 집중하지 못하다가 마치고 군대로 도피를 갔다가, 10월달에 마음을 다잡고 군수를 결심하게 됐다.
공부가 가능한 시간은 한 달 남짓밖에 없었는데 펜을 놓은지는 몇 년이나 지났으니 뭐부터 해야 할지 막막했다.
먼저 서울대를 목표로 하는 사람이 일반적으로 고르는 언매와 미적을 선택했고, 일반과학을 한 번은 봤으니 개념은 한번 훑어봤다는 마인드로 과탐은 II+II를 선택했다.
가용한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어서, 잊어버린 수학 개념과 기본 문제를 훑고, 지2 개념을 유튜브 강의로 한 바퀴 돌리고, 시간 될 때마다 잠깐잠깐 영어단어를 봤다. 딱 그렇게만 보고 시험장에 들어갔다.
그 결과다. 솔직히 수학 등급 보고 충격먹었다.
아무리 공부를 안 하고 실력이 없었어도 수과학만 밥먹듯이 공부하는 학교를 다녔으니 기본은 하겠지 싶었는데 착각이었다.
수능 당일날 수학을 푸는데, 10번 중반대 이후로 풀 수 있던 게 단 하나도 없었다.
이번 수능으로 내가 그냥 노베라는 걸 확실히 인지할 수 있었다..
영어는 듣기 뒤쪽 문제가 잘 안 들렸고, 지문 해석도 거의 안 돼서 감으로 풀거나 찍었다.
아주 살짝 자신이 있었던 과탐도 44가 뜨니까 개념부터 얼마나 부족했는지를 알게 되었다.
신기하게 국어는 안 한거치곤 잘 나왔다. 유일하게 다행인 부분이다.
총체적으로 난국이지만... 시간을 들이면 분명히 성적은 오를 거라고 확신했다.
내가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 알게 되니 목표가 생기고 길이 보여서, 체계적으로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되었다.
군대 일과만으로도 벅차고 힘들지만, 2024년 한 해 열심히 공부해서 결실을 맺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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