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생존자로서 오르비언들에게
게시글 주소: https://www.orbi.kr/00066176529
오늘 또 안타까운 뉴스가 들려왔죠.
많은 수험생들이 쉬이 말합니다.
'아, 수능 망하면 ㅈㅅ ㄱ?'
전 자살생존자로서 절대,
장난으로서도 자살을 입에 담지 말라고 하고 싶어요.
저는 고3 때 정말 절친하게 지냈던 친구가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쳤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절친이었고
서로의 반쪽, 그리고 자매나 다름없던 사이였습니다.
그 친구도 알고보니 죽기 전에 저에게 마지막으로
찾아왔더라고요.
그런 친구의 비보를 듣고 전 일단 너무 놀라서
현실감각이 없어졌습니다.
사람 정신이 그렇대요.
너무 충격적이고 받아들이기 힘든 사실을 받아들이면
'방어기제'라고...
전 친구의 비보가 일단 농담같고
장례식에 가서도 세상이 저를 두고 '몰카'를 하는것같았습니다.
그래서 도망치듯이 장례식장을 빠져나왔어요.
그리고 차츰차츰
친구가 죽었다는 사실이 다가왔습니다.
생일 때 누구보다 빠르게 축하해주던 메세지가,
모의고사 끝나면 같이 놀 친구가 사라졌그든요.
그때부터 슬슬 사실을 받아들이면서
심장이 진짜 다 찢어지는 것 같고
가장 큰 건 그리움과 죄책감이었습니다.
그 친구가 그런 선택을 한 걸
절친으로서 막지못한 제 잘못이라고...
그 때부터 죄책감에 빠져서
자살시도도 했습니다.
내 죄를 갚는건 죽어서라도 친구곁에
있어주는거라고 생각했어요.
친구가 또 가정폭력을 심하게 당했어요...
그래서 의지할 가족도 없이 저한테 의지했는데...
제가 의지가 안 돼서 친구가 죽은거에요...
하지만 하필이면 부모님께 그걸 들켜서
엄마가 비명을 지르면서 울더라고요
너 죽으면 나는 어떻게 살라 그러냐고...
그때부터 심리상담 받으면서
조금씩 그 친구의 죽음을 수용하려고 노력했어요
하지만 지금도 마음이 아픕니다
그때 진단받은 공황장애도 아직까지 앓고 있고요
입시 생활 내내 공황장애로
고통받으면서 힘겹게 수능을 쳤습니다
재수 때는 공황으로 시험장 뛰쳐나왔고...
전 아직도 전화를 잘 못받아요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의 비보 전화일까봐요
참고로 그 친구랑 친했던 다른 친구들...
다 저처럼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로
대학생되서도 상담받고 있습니다
저 이외에도 그 친구에 대한 죄책감으로
똑같이 자살시도한 친구들도 2명이나 있었고
당시 그 친구 담임 선생님도 죄책감에 퇴직하셨습니다
그 친구가 입버릇처럼 그랬어요
'난 부모가 맨날 나 때리고 미워해서
난 죽어도 슬퍼해줄 사람 하나 없을걸.'
근데 왜 나랑 다른 친구들은
아직까지도 널 많이 그리워하고 이렇게 아플까?
다른 친구도 나한테 그러더라.
차라리 넌 죽어서 편해졌지만
우리는 평생에 걸쳐 널 그리워하면서 고통스러울거라고...
지금도 난 공황장애가 있어
아무리 약 먹어도 안 낫는걸 보니까
죽어서 비로소 널 만나야 낫는 건가봐
다들 오르비언분들...
본인의 목숨의 무게를 가볍게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전 아직도 그 친구가 너무 보고싶어요
다시한번 생각해주세요
차라리 병사나 사고사면 주변인들이나 가족들이
털고 일어나기 쉬워집니다
그건 운명이니까요
하지만 자살은 아닙니다
평생 죄책감이라는, 사람을 서서히 죽이는 극악한 독을
주변인들 몸 속에 심어두고 가는거라고 생각해주세요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사탐은 내가 열심히 하면 만점 나올거 같은데 과탐은 시험지 한바퀴도 장담 못하겠음...
-
안녀엉 17
오랜만이양
-
미분파트 22번급 연달아서 나오니까 걍 풀기가 싫어짐 너무ㅜ어려움
-
( 좀 많이 긴 하소연 글이에요.. ) 이번에 고등학교 와서 첫 중간고사 봤는데...
-
개인사정으로 인해 판매합니다. 5월 15일 수요일까지만 판매합니다. 쪽지 채팅 댓글...
-
이번 5모 66점(미적) 허수인데 문제풀면서 조건보고 틀을 잡고 푸는게 아니라...
-
취햇당 1
내일 오전수업인데..
-
난이도 어느정도 인가요...????
-
국내대학을 나와서 해외취업준비한다는 가정하에 뭐가 젤 유리할까요
-
빨리풀면 한번씩 나오는 편인데(상염색체의 염색분체 수를 물어봤는데 전체 염색체의...
-
러셀 스케줄표 3
러셀 스케줄표 학원 간다고 적으면 엄마한테 확인전화 가나요?
-
과가 안맞아서 마지막으로 볼려고 합니다 화작 기하 사문 정법 선택했고 연세대 응통이...
-
라떼는 기출이랑 ebs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었는데 요즘 친구들은 이것저것 막...
-
PEET 준비하기 귀찮아서 태그는 무시해주세요
-
23 24수 둘다 1이긴한데
-
맞팔하실분 6
없겠죠
-
수학의 수자만 들어도 벌벌 떨던 사람인데 물론 지금 잘하게 됐다는 건 아니지만...
-
예를 들어곁에서 잠든 아이들 이불깃을 덮어주는 모습이 나를 품에 안고 추위를...
-
삼각함수 수열 끝내고 이제 미분법 스텝 0를 들어갔습니다. 근데 1번부터 이게...
-
오리아나 상대로 아우솔 괜찮냐 하니까 후반밸류는 아우솔이 더 좋고 라인전은 뭐 제...
-
수학 난이도 알려주세요
-
원뿔곡선은 원, 포물선, 타원, 쌍곡선 등을 총칭하는 단어라고 생각하면 된다....
-
쳐야겠다 5
남은 실모나 쳐야지...에휴...
-
kbs ovs 매e네 강e분 듄탁해 중에 고민했었는데 강e분 시켰음 나처럼 고민하는...
-
기출정식 공부법 0
기출정식 어떻게 공부해야하나요 일단 문제풀고 다시 해석해보면서 해설지 읽는중인데...
-
복잡한 과학, 기술지문 다룰 때 정리해야할 부분 ㅈㄴ천천히 붙여 읽어주면서 강약...
-
진짜 대박
-
제가 이벤트를 참 좋아해서 많이 참여해왔는데요 ㅋㅋ 뭐 거지근성까지 발휘할건 없고...
-
내 세특 사라짐 3
정정기간이라고 생기부 뿌려주길래 작년거 보는데 내거 세특이 사라져있어. 정확히는 내...
-
아오 허리아파 3
탁구 치느라 너무 숙이고 있었나봄... 준비운동 좀 할 걸... 엉엉
-
밤이 되면 0
서둘러 내일로 가고 싶어
-
응급실 가사 레전드
-
사진학원 입시 준비를 하나도 안해서 고2말때 포기함 ㅠ
-
1.7개월동안 매일 아침 기상 6시,매일 순공시간 12시간 2.손흥민 멘탈
-
들어보신 분 계신가요? 지금 듣고 있으신분들도 좋아요! 아니면 다른 수리논술 강사님...
-
쪼개서 투자하고 사람구실좀하게 옷도좀사고 취미에도 써보고싶은데
-
아직 모집 시작도 안 했지만..
-
어쩐지 요즘 안보이더라..
-
사진 쪽 취미 하고 있어요!
-
솔직히 나도 쓰레기가 맞음 선천적으로 인쓰였음 근데 진짜 쓰레기를 보니까 정말...
-
취미가... 0
먹는거 글쓰는거 말고 없는데 너무 인생을 잘못사는건가
-
태양계가 있는 자리에 위치한 세 번째 별일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태양의 중원소...
-
공부시작. 08:11 공부종료. 22:02 수학 아이디어 수2 30~31강 아이디어...
-
달이 낮게 떴네 0
내 집 주변은 적막하다
-
문항공모 해보려고 도전 중인데 뭔가 괜찮은 조건을 만들어서 아이디어 내 보면 막상...
-
식센모 사야하나 8
헤헤
-
카메라만 해도 몇백인데 RAW파일 제대로 편집좀 할려면 전문가용 모니터에...
-
대충 기억나는 읽었던책이 용의자 X의 헌신 삼국지 페인트 조선왕조실록 가면산장...
-
ㅇㅂㄱ 0
ㅇㅂㄱ
정말....너무 자살을 가볍게 말해요....
전 솔직히 자살 뉴스보면 주변인들 걱정부터 들더라고요... 자살한 사람은 끝나서 하늘나라로 갔지만 주변인들은 현생에서 고통이 시작되니까요...
모든걸 포기하기엔 난 아직 젊다.
어떻게든 살아야겠어요.
튤립잎님 무책임한 댓글이지만
살아줘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열심히 힘닫는데까지 살다가 친구보러 갈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