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전자 s물산 신입사원 사직서..(펌)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2903637
1년을 간신히 채우고,
그토록 사랑한다고 외치던 회사를 떠나고자 합니다.
다른 직장이 정해진 것도 아니고, 공부를 할 계획도 없지만
저에게는 퇴사가 어쩔 수 없는 선택입니다.
회사에 들어오고나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참 많았습니다.
술들은 왜들 그렇게 드시는지, 결재는 왜 법인카드로 하시는지,
전부다 가기 싫다는 회식은 누가 좋아서 그렇게 하는 것인지,
정말 최선을 다해서 바쁘게 일을 하고
일과후에 자기 계발하면 될텐데,
왜 야근을 생각해놓고 천천히 일을 하는지,
실력이 먼저인지 인간관계가 먼저인지
이런 질문조차 이 회사에서는 왜 의미가 없어지는지..
상사라는 회사가 살아남으려면 도대체,
문화는 유연하고 개방적이고
창의와 혁신이 넘치고 수평적이어야 하며,
제도는 실력과 실적만을 평가하는
냉정한 평가 보상 제도를 가지고 있어야 하고,
사람들은 뒤쳐질까 나태해질까 두려워 미친 듯이 일을 하고,
공부를 하고,
술은 무슨 술인가 컨디션을 조절하면서
철저하게 자기관리를 하더라도,
도대체 이렇게 해도
5년 뒤에 내 자리가 어떻게 될지
10년 뒤에 이 회사가 어떻게 될지 고민에,
걱정에 잠을 설쳐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도대체 이 회사는 무얼 믿고 이렇게 천천히 변화하고 있는지
어떻게 이 회사가 돈을 벌고 유지가 되고 있는지
저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반면에 회사를 통해서 겨우 이해하게 된 것들도 많이 있습니다.
니부어의 집단 윤리 수준은
개인 윤리의 합보다 낮다는 명제도 이해하게 되었고,
막스 베버의 관료제 이론이 얼마나 위대한 이론인지도 깨닫게 되었고,
당연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던, 코웃음 치던
조직의 목표와 조직원의 목표는 일치하지 않는다는 대리인 이론을
정말 뼈저리게,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가장 실감나게 다가오게 된 이야기는, 냄비속 개구리의 비유입니다.
개구리를 냄비에 집어넣고 물을 서서히 끓이면
개구리는 적응하고, 변화한답시고, 체온을 서서히 올리며 유영하다가
어느 순간 삶아져서 배를 뒤집고 죽어버리게 됩니다.
냄비를 뛰쳐나가는 변혁이 필요한 시기에
그때 그때의 상황을 때우고 넘어가는 변화를 일삼으면서
스스로에게는 자신이 대단한 변혁을 하고 있는 것처럼
위안을 삼는다면
죽을 수 밖에 없는 운명인 것입니다.
사람이 제도를 만들고, 제도가 문화를 이루고,
문화가 사람을 지배합니다.
하지만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모두가 알고 있으니
변혁의 움직임이 있으려니,
어디에선가는 무언가가 벌어지고 있으려니
기대하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신문화 웨이브라는 문화 혁신 운동을 펼친다면서,
청바지 운동화 금지인 '노타이 데이'를 '캐쥬얼 데이'로 포장하고,
인사팀 자신이 정한 인사 규정상의 업무 시간이 뻔히 있을진데,
그것을 완전히 무시하고 사원과의 협의나 의견 수렴 과정 없이
업무 시간 이외의 시간에 대하여 특정 활동을 강요하는 그런,
신문화 데이같은 활동에 저는 좌절합니다.
변혁의 가장 위험한 적은 변화입니다.
100의 변혁이 필요한 시기에 30의 변화만 하고 넘어가면서
마치 100을 다하는 척 하는 것은
70을 포기하자는 것입니다.
우리 회사 미래의 70을 포기하자는 것입니다.
더욱 좌절하게 된 것은
정말 큰일이 나겠구나, 인사팀이 큰일을 저질렀구나
이거 사람들에게서 무슨 이야기가
나와도 나오겠구나 생각하고 있을 때에,
다들 이번 주에 어디가야할까 고민하고,
아무런 반발도 고민도 없이 그저 따라가는 것이었습니다.
월급쟁이 근성을 버려라, 월급쟁이 근성을 버려라 하시는데..
월급쟁이가 되어야 살아남을 수 밖에 없는 구조와 제도를 만들어놓고
어떻게 월급쟁이가 아니기를 기대한단 말입니까.
개념없이 천둥벌거숭이로
열정 하나만 믿고 회사에 들어온 사회 초년병도
1년만에 월급쟁이가 되어갑니다.
상사인이 되고 싶어 들어왔는데
회사원이 되어갑니다.
저는 음식점에 가면 인테리어나 메뉴보다는
종업원들의 분위기를 먼저 봅니다.
종업원들의 열정이 결국
퍼포먼스의 척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분당 서현역에 있는 베스킨라빈스에 가면
얼음판에 꾹꾹 눌러서 만드는 아이스크림이 있습니다.
주문할때부터 죽을 상입니다.
얼굴을 잔뜩 찌푸리고 꾹꾹 누르고 있습니다.
힘들다는건 알겠습니다. 그냥 봐도 힘들어 보입니다.
내가 돈내고 사는것인데도
오히려 손님에게 이런건 왜 시켰냐는 눈치입니다.
정말 오래걸려서 아이스크림을 받아도,
미안한 기분도 없고 먹고싶은 기분도 아닙니다.
일본에 여행갔을때에 베스킨라빈스는 아닌 다른 아이스크림 체인에서
똑같은 종류의 아이스크림을 먹어보았습니다.
꾹꾹 누르다가 힘들 타이밍이 되면
누군가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모든 종업원이 따라서,
아이스크림을 미는 손도구로 얼음판을 치면서
율동을 하면서 신나게 노래를 부릅니다.
어린 손님들은 앞에 나와서 신이나 따라하기도 합니다.
왠지 즐겁습니다. 아이스크림도 맛있습니다.
같은 사람입니다.
같은 아이템입니다.
같은 조직이고, 같은 상황이고, 같은 시장입니다.
이런 생각으로 사무실에 들어오면 한숨부터 나옵니다.
하루하루 적응하고 변해가고,
그냥 그렇게 회사의 일하는 방식을 배워가는 제가 두렵습니다.
회사가 아직 변화를 위한 준비가 덜 된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준비를 기다리기에 시장은 너무나 냉정하지 않습니까.
어제 오늘 일이 아닌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내일에 반복되어져서는 안되는 일이지 않습니까.
조직이기에 어쩔 수 없는 문제인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말은, 정말, 최선을 다해서,
조직이 가진 모든 문제들을 고쳐보고자 최선의 최선을 다 한 이후에
정말 어쩔 수 없을때에야 할 수 있는 말이 아닙니까.
많은 분들이 저의 이러한 생각을 들으시면
회사내 다른 조직으로 옮겨서 일을 해보라고 하십니다.
하지만 저는 어느 조직을 가던 매월 셋째주 금요일에
제가 명확하게,
저를 위해서나 회사에 대해서나 해가 된다고 생각하는 활동에
웃으면서 동참할 생각도 없고
그때그때 핑계대며 빠져나갈 요령도 없습니다.
남아서 네가 한 번 바꾸어 보라고 하십니다.
하지만 저는 이 회사에 남아서
하루라도 더 저 자신을 지켜나갈 자신이 없습니다.
또한 지금 이 회사는 신입사원 한명보다
조그마한 충격이라도 필요한 시기입니다.
제 동기들은 제가 살면서 만나본 가장 우수한 인적 집단입니다.
제가 이런다고 달라질것 하나 있겠냐만은
제발 저를 붙잡고 도와주시겠다는 마음들을 모으셔서
제발 저의 동기들이 바꾸어 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세요.
사랑해서 들어온 회사입니다.
지금부터 10년, 20년이 지난후에
저의 동기들이 저에게
너 그때 왜 나갔냐. 조금만 더 있었으면 정말 잘 되었을텐데.
말을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10년 후의 행복을 보장할 수 있는 유일한 근거는
오늘의 행복이라고 믿기에,
현재는 중요한 시간이 아니라,
유일한 순간이라고 믿기에
이 회사를 떠나고자 합니다.
[출처] S 그룹 S물산 신입사원의 사직서 |작성자 공감
[해커스잡] 취업전문포탈 - 무료채용정보/면접족보/연봉정보/합격자소서/이력서사진수정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리트침 청년 만나서 시험지 좀 구경하는데 개재밌음
-
오ㅓ 아티스트 0 0
이번년도엔 기하도 잇구나
-
설 문과에서
-
논술로 대학가면 과외할까 3 3
근데 28에도 기하 미적 남아있나
-
그냥책안사면되는거아님? 0 2
잘모르는애들상대로한철장사사기좀치고싶은걸 강기분식으로 추론해서 내면심리파악하면되는데 피곤하게산다 ㅉㅉ
-
뱃지 줘 2 0
언제 줘
-
롤 3년전 에메랄드 3 1
하지만 지금은 안해서 골드
-
버킷리스트임
-
리트는 내일푸는걸로해야징 0 2
ㅇㅇ 좆망하면 조용히 언급없이 글삭예정
-
학원 등록하고 싶다 2 1
아
-
맞팔구 3 0
모x가
-
7덮 1 0
국수 100 100 맞고 옴 다들 난이도 체감 어떠셧나요
-
수능은 여러분에게 보상을 주기 위해 있는 시험이 아니에요 12 11
그저 등급인증마크 찍는 품질분류기일 뿐이지 근데 뉴비들은 이걸 무슨 rpg처럼...
-
https://orbi.kr/00078976792 비교적 많은 분들이 칼럼을 보고...
-
정당한 이의를 따져도 댓글이 안보이면 욕을 먹는게 0 2
당연하지.. 무슨 욕이라도 쓰는 댓글이면 지워지는 게 맞는데(근데 아까 해명 영상에...
-
국어ㅈㅂㅈㅂ 0 0
독서 다 맞는데 문학 10개씩 쳐 틀랴요.. 9시 30이전으로 항상 독서 독서론...
-
이감 5-2 기술지문 10 1
13분 쓰고 2개 틀렸네 진짜 하..
-
7덮 라인 봐주실수있나요 6 0
언 89 확 65 영 3 생윤 38 윤사 42 교원대 가능할까요,,, 부산.경북대...
-
번장 문제지가 잘못왔는데 6 5
판매자 분이 너무 귀여우시다 ㅠㅠㅠㅠ 되게 당황해하심 그냥 공짜로 다시...
-
윤성훈 적중예감 프리 1등급컷좀 알려주실분!!!!! 0 0
1~6회차 1컷 인강에서 공개했나요? 몇점인가요?
-
본인학교 한문 선택자 11명임 7 1
한문하고싶엇는데 무서워서못하겟음..
-
언매 0 1
내신 빡셌어서 겨울에 김승리 선택 언어까지만 하고 유기하다 내신 끝나고 언매 다시...
-
현역 잇올 학프 0 0
화작85 미적92 영어87 경제35 사문47 설대힘드려나 남은기간동안 아무과라도..
-
일본은 편의점, 가게, 직장에서 일할 때 폰으로 농땡이 못 피우는 게 8 4
여기선 손님 앞에 있는데도 결제하면서도 대놓고 폰 뚫어져라 쳐 하거나 직장에서 월급...
-
사문 적생모알파 2회 50점 4 1
야호 잘하는 과목이 사문밖에없어서 얘라도 자랑함.. 시간없어서 20번 찍맙한건 비밀
-
수열문제만들엇음 2 1
서바1회 22번에 감명받아서 만들엇슴다 아래는 해설지!
-
“신입보다 AI가 돈 덜 들어”… 무경력 청년, 취업 문 더 좁아진다 [쉬었음 청년 추적기:우리는 쉬지 않았습니다] 1 0
매년 100명 안팎의 신입사원을 채용하던 한 정보통신(IT) 기업은 올해 신입...
-
슬프당 3 3
추리 더 잘 볼 수 있었는데
-
국어만오르면 0 0
갈수있을거같은데.. 국어가진짜하기가싫네
-
헤겔 지문은 정말 7 4
잘 쓴거 같음 최애 지문
-
수린식 야추 인증) 4 6
야추 3번 뜸 총 4번
-
사관학교 국어 시험 현장에서 본 사람 있으면 질문좀 0 0
국어 오늘 기출 받아서 풀어봤는데 원래 이렇게 시간배분 빡빡해요? 작년 26학년도...
-
어케 밥먹을라구 포크만 들ㄹ면 5 1
바로 손님이 들어오냥뺘아앍
-
인생은 과정의 연속이다 3 0
수능공부도 재밋고 보람차게 하는거야
-
남들도, 모르게 0 2
서성이라 울었지~ 지나온 수능이 가슴에 사무쳐시대 재종에 불빛들 켜져가면스카이 그이름 아껴 불러보네
-
스카에 나일론 바지 입고오는 새기들은 먼생각이지 5 1
진짜 ㅈㄴ 바스락거려 ㅠ 공중부양 해서 나가면 봐줌
-
자 기트남어 만표 역전세계 소설 써봐야겠지?
-
제 여친이에요 13 8
여친이 프리큐어라니 ! 기뻐요
-
이럴거면 물생을 할걸 독서와 작문 1 확률과 통계 1 미적분2 3 영어2 2 역학과...
-
궁금한거있는데 답좀 14 1
근데 수학 자이스토리. <—- 이거은근 하는사람있던데 도움이됨? 물론 기출푸는건...
-
치명적인게뭔지궁금하면개추 ㅋㅋ 0 5
나도범작가한테도움받았지만 뭔가뭔가싶은게한두개가아니긴해
-
[단독] '제자 성추행' 경기대 신임 총장, 재판 중 용인대 부총장도 재직 4 1
[앵커] 제자를 강제 추행 한 혐의로 수사와 재판을 받던 중에 대학 총장으로 선출된...
-
현역 폐급 노베 정시 고민 4 0
화작 확통 생윤 사문 선택이고 6모 43344 7모 43342 내신은 4점...
-
안녕하세요 4 2
-
가끔 가다 보이면 꼭 누르란 말이야!!!!!!
-
19후방주의) ㅗㅜㅑ 10 3
-
작년 9모 수학이 쉬웠음? 4 0
수학 개 못하는데 ㄹㅇ 14 20이 슥슥 풀리는데
-
아니 지바 재탕을 4 3
25브릿지 문제를 재탕해버리네
-
다들 3 2
삼삼오오 모여서 다니는 게 너무 부럽다
-
아 좆같은 거미줄 진짜 9 1
거미 이새끼들은 그냥 멸종해야됨 ㄹㅇ
가슴이 짠하네요... 과연 우리가 이토록 열심히 하는게.. 저런 삶을 살려고 하는 건 아마 아닐 것입니다.
사직서 쓰신 분 굉장히 용기가 대단하시네요. 용기에 박수를 보내요 ㅜㅜ
저 분처럼 살고싶네요
대단한 용기...
에휴... 많은 사람들이 읽어야하는데...